"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어릴 때부터 익숙한 말이다.
좋은 일은 함께할수록 더 즐겁고,
힘든 일은 나누면 조금은 덜어진다고 배웠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떤 사람은 진심으로 축하해 주지만,
어떤 사람은 미묘한 표정을 짓거나 갑자기 거리감을 둔다.
슬픈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중에 약점 삼아 말을 돌려 쓰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조심스러워진다.
"나는 관계 속에서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된다."는 말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닐지 모른다.
살리에르 징후군이라는 개념이 있다.
남의 성공을 보면 괜히 불안하고, 비교하며 질투하는 심리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감정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

좋은 소식을 전했을 때 겉으로는 축하해도 속으로 불편해하는 사람,
힘든 이야기를 듣고 "괜찮아?"라고 말하면서도 ‘약해 보이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말수가 줄어든다.
"이 얘기를 해도 될까?" "괜히 불편하게 만들진 않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혼자 감당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감정을 혼자 품고 살아야 할까?
꼭 그렇진 않다. 중요한 건 누구와 나누느냐이다.
기쁨을 함께 기뻐해 주는 사람, 슬픔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관계는 지켜야 한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의 기쁨을 비교하지 않고,
슬픔을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결국, 기쁨이 배가 될지, 질투가 될지, 슬픔이 반이 될지, 약점이 될지는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가?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좋은 관계를 찾아가고 만들어 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숙제일지도 모른다.